엑스맨 최후의 전쟁 영화 선택의 대가
뮤턴트 능력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뮤턴트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진다. 워싱턴에서는 이를 '치료'라 부르지만, 매그니토에게는 '억압'이었다. "그들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질병으로 보고 있어"라는 매그니토의 분노 어린 외침은 이 갈등의 본질을 정확히 짚어낸다. 뮤턴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날개 달린 뮤턴트 워렌은 자신의 능력을 치료하려는 아버지와 갈등하고, 로그는 자신의 치명적인 능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에 치료제를 고민한다. 특히 워렌이 자신의 날개를 자르려다 멈추는 장면은 가슴 아픈 감동을 준다. "이것이 바로 나예요, 아버지"라는 그의 말은 뮤턴트의 정체성을 강렬하게 표현한다.
로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사랑하는 바비와 키스 한 번 할 수 없는 현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은 그녀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네가 누구든 난 널 사랑해"라는 바비의 말은 그녀의 마음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정체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매그니토는 이에 분노로 대응하며 전쟁을 선포하고, 찰스 자비에는 평화로운 해결을 모색한다. 하지만 이미 사회는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됐다"는 매그니토의 선언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의 시작을 알린다. 이는 차별과 혐오, 그리고 그에 대한 저항이라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강력하게 반영한다.
통제할 수 없는 힘
죽었다고 믿었던 진 그레이가 부활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억압되어 있던 피닉스의 힘이 폭발적으로 깨어난 것이다. 찰스 자비에가 그녀의 내면에 만들어놓은 방어벽이 무너지면서, 통제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이 분출된다. 이는 단순한 능력의 폭주가 아닌, 오랫동안 억눌려온 감정의 분출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 했던 당신이 잘못이에요"라는 진의 말은 자비에의 과오를 정확히 지적한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행해진 통제가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비에의 죽음 장면은 특히 충격적이다. 그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순간조차도, 이미 피닉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스콧을 잃고, 자비에를 죽이는 과정에서 진은 점점 더 피닉스의 어둠에 잠식되어 간다. 이는 사랑과 증오, 보호와 구속이라는 양면성을 가진 비극을 보여준다. 매그니토조차도 그녀의 힘 앞에서는 두려움을 느낀다. "네가 옳았어, 찰스"라고 중얼거리는 매그니토의 모습은 그간의 그의 신념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는지를 깨닫는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울버린이 그녀를 직접 죽여야 했던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을 장식한다. "살려줘... 제임스"라는 진의 마지막 말은 그녀가 마지막 순간 자신을 되찾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죽여야 했던 울버린의 고통스러운 선택이 얼마나 가슴 아픈 것이었는지를 더욱 강조한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
큰 희생을 치르며 전쟁은 끝이 난다. 진 그레이, 찰스 자비에, 그리고 많은 뮤턴트들의 죽음. 이는 한 시대의 종말이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린다. 학교는 스톰이 이끌게 되고, 로그는 치료제를 선택하며, 매그니토는 능력을 잃는다. 이러한 변화들은 각자가 치러야 했던 대가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이 된다.
특히 스톰이 학교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는 과정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교수님의 꿈을 이어갈 거예요"라는 그녀의 말은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로그의 선택 역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녀의 선택은 틀린 것이 아닌, 그녀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이었을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매그니토가 체스 말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이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치료제는 개발되었지만, 차별과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새로운 학생들이 학교에 모여들고, 스톰의 리더십 아래 X-맨은 계속해서 공존의 길을 모색한다. 킬로그가 새로운 학생들을 맞이하는 모습, 비스트가 국가안전보장 고문이 되어 뮤턴트의 권리를 대변하는 모습 등은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여준다. 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알려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보이는 '자비에 영재학교'의 모습은 찰스 자비에의 꿈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다.